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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전황과 전망 / 이해영

최종 수정일: 2023년 8월 29일


지난 6월 4일, 소위 반격작전이 시작된 지 석 달을 바라보고 있다. 대개 이런 작전은 그 첫날(‘가장 긴 하루’) 또는 인간의 육체적 임계점을 넘어 공세종말점이 시작되는 3-4일이면 그 앞 날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본래 작전은 나토가 초단기, 초숙성 훈련시킨 9개 여단과 나머지를 합해, 독일제 중고 레오파드 전차를 앞장세워 단숨에 바다를 보는 것이었다(아래 지도 참조). 아조프해 베르디안스크 말이다. 거리로 따지자면 고작 100km다. 그런데 아직도 처음 제자리다. 한국 남성이면 다 아는 페바FEBA(군사경계선 바로 뒤 전방지역)조차 벗어나지 못했다. 어제도, 그제도 그냥 습관성으로 집적대다 쫓겨나고를 반복한다. 두 달 훨씬 넘게 매일 똑같은 그것을 보는 나도 힘들다. 내가 그런데 강집당한 우크라이나 노인병은 오죽하겠는가. 답답하다. 그런데 아무 돌파구가 없다. 북해가스관 폭파사건의 진상을 폭로해 더 유명해진 시모어 허쉬 기자의 미 고위 공무원 인터뷰에 따르면, 원래 바이든 정권의 계산은 젤렌스키가 이 일을 해내면 이른바 “자유”세계를 다시 한 줄로 세워 재선 고지로 직행할 참이었다.


우크라이나 유대인 가계인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차관이 부장관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미 상원 논란을 감안해 부장관 ‘대리acting’다. 아직은 말이다. 눌런드의 커리어는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녀가 총괄한 2014년 정권교체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 신분으로 키프 시위현장을 다니면서 쿠키를 공급했다. 그래서 한 때 ‘쿠키맘’이 별명이었다. 그 남편 로버트 케이건, 시동생, 시누이 현 워싱턴 <전쟁연구소ISW> 이사장, 이렇게 미국의 아니 세계의 네오콘 ‘성가정Holy Family’이다. 눌런드 못지않게 유명한 남편 로버트는 미기업연구소AEI 연구위원인데, 그 아버지 도널드 케이건 전 예일대 교수는 미 네오콘의 원조 중 일인이다.


미 바이든 정권은 기본적으로 외교정책에 네오콘의 발언권이 매우 강한 정권이다. 그래서 오죽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프리 삭스가 ‘네오콘 대리전쟁’이라 부르겠는가. 미 국방부에서 가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세간에선 이들을 ‘리얼리스트’라고 부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는 관점과 전망도 다르다. 아무튼 네오콘 눌런드가 부장관으로 승진까지 했으니 바이든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있다. 지금 네오콘은 ‘제3차’ 네오콘이다. 제1차는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때였다. 제2차는 2000년대 아들 부시 때,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했다. 그리고 지금 3차다. 3차와 이전의 차이는 서유럽과 한국, 일본이 완전 포섭된 것이다. 또 2차 때는 럼스펠트 밑에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얼굴마담’이었다면, 지금은 마담 눌런드가 국무부 부장관이다. 또 다른 차이는 우리 국내의 사정이다. 특히 한국의 언론지형이다. ‘한겨레신문부터 조선일보까지’ 거의 동색이다. ‘사실보도’라는 언론의 본질적 기능은 어디로 사라지고, ‘우리도 서방’이고 ‘우리도 G7’이라는 식의 자기망상 속에서 완벽히 ‘서방화’되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가 대표적 징후다. 심지어 서방 주류언론MSM에서 실리는 우크라이나 전황 관련 비판적인 기사는 거의 아예 걸러버린다. 완벽한 자기검열의 기제다. 그러니 한국의 독자들은 사실상 ‘눈 뜬 장님’이나 마찬가지다. 지금 같은 초연결사회에서 찾아보고자 한다면 왜 못 찾겠나. 심지어 한국은 러시아의 주요 언론들을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 접속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유언론’의 나라다. 아니 전황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매일 그것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많은 텔레그램 채널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말이다.(물론 언어상의 문제는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서 참패한 이유는 간단하다. '부지피 부지기不知彼不知己' 때문이다. 내가 자주 언급하는 것이지만, 약한 군대가 강한 군대를 우습게 본 것이다. 중고 레오파드가 등장하면 저들 ‘로스케 군대’는 놀라 도망간다고 실제 그렇게 가르쳤다. 근데 아직 제자리다. 전투력이란 결국은 병력과 화력의 조합이다. 병력 수에서도 양측이 잘해야 대등한데, 공자의 필수요건이 최소 3:1의 수적 우위다. 공자의 소모율이 평균 3배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화력은 어떤가. 심지어 한국까지 나서서 올해만 33만발의 155밀리 포탄을 미국에 ‘임대’했다. 하지만 그 포탄의 이동경로는 미국의 어느 이병이 폭로한 미 국방부 기밀문서에 고스란히 다 나와 있다. 최종 기착지가 ‘우크라이나’라고 기입된 채 말이다. 러시아의 미사일이 고갈되었다는 얘기를 나는 개전 이후 적어도 10번은 듣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어제도, 그제도 또 날아가고 있다. 포탄은 또 어떻고, 드론은 또 어떤가. 소위 ‘제병협동’은 공군지원이 필수다. 그런데 아무런 항공지원도 없이 그냥 지뢰밭에 공격이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소모’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러시아의 기본 작전개념인 ‘소모전’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를 못 하고 있다. 상대의 피해는 최대화, 자신의 그것은 최소화, 그것이다. 처음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로제 전선에 방어전을 결정하고, 이른바 방대한 ‘수로비킨’ 방어선을 우크라이나군이 머뭇거린 근 8개월에 걸쳐 마치 대지를 조각하듯 구축해 놓았다. 가공할 규모다. 겹으로 따지면 어떤 곳은 10겹은 될 성싶다. 여기를 병력과 화력에서 열세인 군대가 돌파하는 것이 이번 ‘반격’작전 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우크라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전쟁 때문이기도 하지만, 계속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한때 신나게 보도했던 우크라이나에 귀국행렬이 줄 잇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향후 전망을 놓고, 지금대로 계속 하자는 쪽과 방어로 전환한 뒤 가을에 다시 반격하자는 쪽 등이 엇갈린다. 하지만 전쟁의 주인이 누구인가, 전주錢主가 누구인가. 우크라이나쪽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결정은 워싱턴이 하는 것이다. ‘최후의 우크라이나인이 남을 때까지’ 싸우는 게 우크라이나의 임무일 뿐이다.


요 며칠 임기만료를 앞둔 나토 사무총장 스톨텐베르그의 측근이 출구전략으로 ‘현 러시아점령지 양도 조건부 우크라이나 나토가입안’을 발설했다 취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사실 새로운 안도 아니다. 이미 물밑에선 올 초부터 있던 얘기다. 아무튼 표면상으로 우크라이나측이 펄쩍뛰는 ‘척’하고 러도 콧방귀도 안 뀌니 될 리 없다. 유일하게 본 거로는 러 국가안보위 부의장인 메드베데프가 ‘그럼 키예프를 버리고 가라’ 한 정도였다. 러시아의 전쟁 사유는 우크라이나의 중립이었다. 그리고 작년 이스탄불 회담에서 실제 합의까지 되었다. 그런데 나토 가입이라니, 이는 결코 안이 될 수가 없다. 그리고 이기고 있다고 자평하는 러시아가 뭐가 급해 이런 안을 받겠는가.


최근 <뉴욕타임즈>가 또 엉터리 사상자 통계를 발표했다. 훨씬 많은 수의 러시아군이 사상했다는 내용이다. 물론 우크라이나측 사상자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오직 추정만 가능하다. 사상자 통계 그 자체가 ‘무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 8일자 미 <월스트릿저널WSJ>지는 우크라이나 부상병 중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수amputees가 2만~5만으로 추정된다고 대서특필했다. 이 수치가 1차 세계대전에 접근한다고 말이다. 이 자료는 의료기관, 비정부기구 그리고 독일의 ‘보철구’ 제작 회사 오토복Ottobock에 근거한다. 미국의 지난 20년간의 전쟁 평균 기준으로 보자면 팔다리 즉 사지일부절단 수술을 받은 환자는 전체 부상자WIA의 4% 즉 1/25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기준으로 부상자 전체수는 (2만~5만) x 25= 50만~125만이 된다. 그런데 전사자 대 부상자 비율을 일반적으로 1:3으로 본다고 할 때, 위 수치를 3으로 나눌 경우 전사자KIA는 16.7만~42만 정도가 된다. 따라서 위 전사자와 부상자를 합한 사상자casualties는 대략 66.7만~167만이라는 말이다. 이는 텔레그램채널 <슬라비안그라드>를 참고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추정치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사상자가 67만~167만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추정은 그렇게 과하다 보이지는 않는다. 심지어 한 달 전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전사자 31만 설이 있었는데 여기에 최근 이른바 ‘반격’작전에서 3만이상이 전사했다고 하니 이 수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러시아군의 사상자는 얼마일까. 이 역시 그 누구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미디어조나mediazona’라고 하는, 러시아 밖에서 활동하는 반체제그룹이 있다. 러측은 이들을 사실상의 서방 간첩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전쟁 초부터 거의 수작업으로, 즉 러시아 전역의 신문부고, SNS등을 뒤져 실제 전사한 러군의 숫자를 세었다. 이름, 주소는 물론이고 전화번호까지 확인한다고 한다. 영국 BBC가 돈을 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튼 미디어조나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8월 11일자 러군 전사자는 30,003명이다. 물론 실제 수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아무튼 위의 기준을 적용 부상자는 이의 3배로 할 때 90,009명이고, 양 수치를 합한 러군 사상자는 120,012명, 약 12만 명이다. 여기에 혹 30%를 가산하더라도 15만 명 수준이다. 단순 수치상으로 양측의 사상자 규모는 비교가 어렵다.


미국쪽 어디는 내년에 제대로 “반격” 또 하잔다. 그런데 군대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아무튼 올해 말쯤이면, 중고 F16도 오고, 에이브럼스전차도 온단다. 그러나 러측 계산은 다르다. 6월 4일 우크라이나의 ‘반격’ 개시 이후의 지금의 소모율을 기준으로 볼 때, 연말까지 7만5천~10만정도 전사, 30만 부상 합해서 사상자 37만~40만 정도를 예상한다. 이는 물론 6월 4일 이전까지의 사상자와는 별개 수치다. 이리되면 우크라이나군의 이른바 ‘전략적 예비’까지 거의 전멸한다는 말이다. 러측이 생각하는 ‘탈군사화’는 소모의 끝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싸우고 싶어도 싸울 ‘남자’를 없앤다는 의미다. 최근 우크라이나 진영에 노인병이 급증했고 또 며칠 전 러시아국경 침투조는 전원이 여성이었다. 러측은 이번 연말 정도를 어떤 판단의 시점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시점 평화와 협상의 전망은 어둡다. 양측, 즉 미국과 러시아 어느 쪽도 협상의 유인을 찾지 않는다. 가장 많이 죽는 건 우크라이나인이다. 이 전쟁은 미, 러 어디 정권교체가 되어야 끝날 거 같다. 지난 프리고진의 ‘무력시위’ 사건 때 푸틴이 ‘상당한’ 피해를 봤다. 그래서 지지율을 보니 78-9% 정도였다. 내년이 우크라이나를 비롯, 미, 러가 대선이다. 젤렌스키는 방송에 나와 실실 웃으면서 내년 선거 없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전시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푸틴과 바이든 둘 중 하나가 정권교체 되어야 한다. 지난 7월 바이든의 평균 지지율은 39%였다. 푸틴은 80% 전후다. 참 그리고 덤으로 독일 숄츠 총리에 대한 지지는 가장 최근 22%다. 흥미롭게도 2:4:8 의 비율이다. 어느 쪽이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을지 나는 잘 모른다.


이해영(한신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국제관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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