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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국학연구를 위하여: SICSForum은 왜 'SF'를 두 번이나 대주제로 내세웠을까?

성균 국제 문화연구 연례 포럼(SICSForum)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1월에 첫 회가 열렸고, 지난 2023년 12월 행사는 4회째였다. 1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포스트 문화연구', 2회 ' SF와 지정학적 미학', 3회는 '문화연구와 언어 문제 - 언어적 전회와 문화적 전회, 두 전환 이후의 한국(어문)학', 그리고 이번 대회는 2회에 이어 한 번 더 SF를 내세운 '동아시아 SF, 세계관의 확장과 파열'이었다. 새롭고 첨단적인 국제 문화연구 모임이 목표인 SICS FORUM은 왜 'SF'를 두 번이나 대주제로 내세웠을까?


SICSForum에 공교롭게도 'SF'가 들어간 터라, 이 학술대회의 지난 이력을 모르는 분들은 '성대 SF 학술대회', '성대 SF 파티'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원뜻대로 끊어 읽어야 하면 'CS, Cultural Studies'이고 'Forum'이다. 그래도 'SF'에 주목해 준 별칭이 기획과 총괄을 맡은 나로선 싫지만은 않았다. 기왕 오해할 거라면, 'SF'를 'Science Fiction'의 협소한 범주를 넘어, 사변 문학(Speculative Fiction), 사변 우화(Speculative Fabulation), 자본주의 소셜 픽션(Social Fiction), 사회주의 픽션(Socialist Fiction), 대체 역사(Alternative history), 지정학적 SF(Geopolitical SF)를 포괄하는 기표이자 개념인 ‘SF’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SF는 모든 문학, 문화와 마찬가지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역사와 긴밀히 영향을 주고받으며 다양한 상상력의 집합과 해체, 단절과 연결, 회절로 이뤄진다. 그 모든 분기점의 의미에 '과학기술'과의 연관성, '아동 청소년 독자'를 대칭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SF를 연구한다는 것은, 한 사회와 시대의 집단적 상상력의 구조 변동을 추적하는 데 특화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시대와 사회에서 불/가능한 '미래'가 어떻게 구상되고 실천할 것인가를 묻는 과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들)'의 행로와 주도적 구성 방식을 둘러싸고 자본과 국가, 온갖 제도와 주체, 공동체들이 뒤엉켜 세계관의 경합을 벌이고 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이 싸움에서 누구도 방관자일 수 없지 않은가. 어느 학제에 있든 다가올 '미래'를 성찰하지 않을 수 없기에, SF의 상상력은 누구에게나 절실하다. 새롭고 첨단적인 국제 문화연구의 대주제로 반복해서 'SF'를 내세워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른바 서브컬처 마니아, 오덕후, SF 팬덤의 흥분, 열정에 일정 부분 공명하기는 하지만, SICSForum의 'SF'는 훨씬 더 거대하고 복잡한 문화연구의 대상을 겨냥하고 있다. 그 때문에 현 수준의 SF 소설, 영화, 연구 방식에 못마땅해하는 부분이 많을 뿐만 아니라, SF를 내세웠던 여타의 비슷한 학술대회와 비교하더라도 SICSForum은 비판의 강도가 세고 신랄했다. 앞으로의 SICS FORUM에서 'SF'가 대주제가 될 때가 언제일지 기약할 수 없다. 하지만 4회 대회의 방향성만큼은 지속해서 이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SF'가 아니라 어떤 주제의 문화연구이든 분명히 말해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미래를 원하고 원하지 않는가? 원하지 않는 미래를 피하려면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일에 필요한 것을 어떻게 발명하고 발견할 수 있는가?


이번 행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하실 것이다. SICSForum은 1회부터 4회까지의 발표 자료와 영상을 위키 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고 있다. 제4회 SICSForum에서는 '동아시아 SF, 세계관의 확장과 파열'이라는 대주제 아래, <SF 세계관의 확장과 파열, ‘재난’과 ‘신생’ 사이에서>, <지정학과 대체 역사의 상상력>, <테크놀로지를 전유하기, 다른 미래(들)의 조건에 관하여>, <SF 벡터의 외적(外積), 인종주의와 페미니즘>, <비판적 현실 인식과 SF 미학의 회절>, <미래로부터의 전언> 등의 총 7개 세션에서 20편의 연구가 발표됐다. 급격한 기술 발전과 자본의 집적, 그래서 미래주의가 응축되는 글/로/컬로서의 ‘동아시아 SF’가 초점화된 발표였다. 미국, 일본, 대만 등지에서 연구하는 밍웨이 송, 김모란, 이정민, 유상근 그리고 서동진, 황호덕, 노대원, 이지용, 신현우 같은 무게 있는 연구자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 영상은 성균관대 BK21 혁신·공유·정의 지향의 한국어문학 교육연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태양광 코뮤니즘>, <디스토피아의 임산부들: 재생산 SF 서사의 비판적 상상력>, <레닌의 마법 램프: 러시아의 전기화 또는 공산주의라는 SF>, <러다이티즘과 SF, <듄>의 ‘버틀레리안 지하드’>, <한국 사회파 SF의 최근 성취>, <히라타 오리자 연극에 표상된 로봇과 인간 : 안드로이드판 <세 자매>(2012)를 중심으로> 등의 흥미진진한 발표 영상이 게시되어 있다. 예시로 필자의 발표를 넣어보았다.



덧붙여, 홍보를 위해 티저 영상을 제작했던 것도 재밌고 보람된 성과였다. 미드저니, DALL·E, Gen-2 by Runway 등의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대주제와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영상에 얹었다. 신생 학술 행사인 SICSForum만의 차별화되는 이미지와 기대감을 일으키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한다. 티저 영상은 총 3개가 제작되어 행사일이 다가올 때마다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이것들도 교육연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한국 연구원 웹진만을 위해 최초로 티저 B컷 영상 모음을 공개 해본다.



※ 성대 국문과BK21 교육연구단 유튜브 채널


임태훈_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계간 문화/과학 편집위원 junorex@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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